베트남식 빈대떡~ 반세우? 반세오?

요리/외국요리 2011. 2. 1. 01:09

내가 이 아파트로 이사오고 나서 젤 좋아하는 이웃은...

베트남 새댁이다.

울 딸과 동갑이 딸램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고...

처음 만남이 예사롭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베트남 새댁이는(새댁, 새댁하니.. 내가 너무 늙어보이네... 동생으로 바꿔야겠다.)

자신이 베트남 사람인 걸 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속일 수 없는 것은 입맛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 더 낳으면 시댁에서 좋아할 것이라는 기대에

만삭이 이 동생에게 맛있는 음식이라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한국 음식은 맛있는 게 없다는... 말을 듣고는... 역시... 첫 만남에서 느꼈던... 그 알 수 없는 연민...

그래서... 베트남 음식을 해 먹기로 했다.

물론.. 나는 제대로 할 줄 모르니... 옆에서 주방 보조를 하고...

요리사는 베트남 동생이....

맛난 거 해줘야지 했는데... 오히려.. 만삭인 동생에게 밥 얻어 먹는 꼴이 되었다...ㅜㅜ


반세오다... 바싹하게 구운 밀가루전에 숙주잡채를 넣어 먹는다.

싱싱한 상추가 있으면 싸먹으면 정말 맛있다.

저기 고추 송송 들어간 소스는...

베트남식 소스로, 멸치액젓 2큰술에 설탕 1큰술, 레몬 반 개 정도, 땡초 송송, 물 1/4컵 정도 넣어 만들었다. 저 소스~ 은근 땡기는 맛이 있다.^^*


반세오 가루다.

500그람에 5000원, 한국의 웬만한 부침가루의 2배이상이다.

이 반세오 가루에 코코아 밀크를 800cc 넣어 반죽을 했다.

뒤에 영문으로는 720cc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그것보다 더 많이 넣었다.
(요리사가 반죽을 보더니 더 묽어야 한다고 해서...)

참.... 한국인의 입맛에... 코코아 밀크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많이 느끼할 것 같다..

우리는 한국인을 위한 음식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코코아밀크를 넣었다.
저 코코아밀크... 1캔에 3000원...

밀가루 반죽에만... 무려 11000원이란 거금이 들었다.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행복해한 베트남 동생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숙주도 볶고... 돼지고기도 볶고.. 새우도 볶고... 당근도 볶고.. 잔파도 볶고... 양파도 볶았다.

하나 하나 볶으면서 약하게 소금간을 해서... 전부 모았다.

다른 야채... 버섯이 같은 것이 있으면 함께 넣어도 괜찮을 것 같다.


반세오 가루에, 코코넛 밀크 800cc 넣고 잔파 푸른 쪽만 송송 썰어 반죽을 했다..

후르룩 떨어질 정도가 적당한 거라 했다.

내가 하는 한국식 전에 비하면 많이 묽은 편이다.


기름 두른 팬에 한국자 넣고 계란지단 굽듯이 후라이팬을 돌리면 펴질 정도다.


팬에 뚜껑을 덮고... 뒤집지 않아도 괜찮다..

너무 얇아서 뒤집으려 하면 찢어져서...


노릇하게 맛있게 구어졌다. 여기에 숙주잡채를 넣고 오므라이스처럼 덮어준다.


살짝 속을 보면 이렇다...^^* 얇게 굽힌 전이 바삭바삭 맛있다.


처음엔 코코넛 밀크 향이 정말 좋았는데...

저렇게나 큰 전을 5판 정도 혼자 먹었더니.... 좀 느끼했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싱싱한 야채가 필수고.. 매콤, 달콤, 새콤한 저 소스도 필수인듯하다..

물론... 함께 먹을 사람이 많아... 조금씩... 나눠먹는다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럼.. 느끼할 것 느낄 사이도 없을 테니까....


베트남 동생은 한국에 와서... 첨 먹어본다고 했다.

동생네 집에서는 베트남 음식을 함께 먹을 사람이 없어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식구... 함께 먹는 사람이라는 뜻...

우리는 가족은 아니지만... 가끔 식구를 하기로 했다.
(나 혼자.. 생각...말로 꺼내지 않았다. 쑥스러워서~ㅋㅋ)

그리고 나중에는... 그녀의 남편도... 우리 식구에 들어 그녀의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