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가족 여행 2

여행/추억 속 그 곳.. 2011. 6. 21. 03:01

제주 이튿날... 역시나 눈이 계속 오네요.

밤새 내린 눈으로 절문 휴양림을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게나 예쁘다는 절문 휴양림은 아침이 되어서도 발이 눈에 자꾸 빠져 구경도 못했어요...


중무장하고.. 다시 길을 나서 봅니다.

이튿날 일정은 돌문화공원 - 산굼부리 - 천지연 폭포 & 정방폭포 - 가산토방

어렵게 돌문화 공원에 도착해보니... 눈 때문에 문을 열지도 않았네요..헐~


산굼부리로 가니.. 눈보라가 쳐서... 일부구간만 개방한다고 합니다.

가을 제주도라면 산굼부리가 참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이미 시들어버린 억새인데도.. 이렇게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네요.


별로 걷지도 않는 산굼부리인데도... 아들을 안고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아빠는 4살짜리 딸을, 엄마는 2살 짜리 딸을... 이렇게 적으면 공평한 듯한데...

아빠는 16키로 딸을, 엄마는 13키로 아들을 안고 갑니다..

3키로.. 큰 무게 차이지만.... 13키로 아들을 계속 안고 가자니 지칩니다.

사진 찍을 얼굴이 아니라.. 아빠에게 아들 맡겨 놓고 사진을 찍어줍니다.


멀리 사슴상이 눈보라에 참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


이렇게 삼굼부리도 대충 보고.. 내려왔습니다..ㅋㅋ


다음 코스는 천지연폭포...

절문휴양림과 산굼부리는 한겨울이었는데... 천지연 폭포만 와도 초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섬에 눈이 내리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따뜻하네요.

그렇게 인상만 쓰던 울딸... 포근한 날씨에 표정도 포근해졌어요..^^*


다만... 부산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추위에 놀란 울아들은...

제주도 땅을 밟으려고 하지 않아요..

좀 걸으라고 유모차에서 내려주니.. 저렇게 입이 나오네요..


남들 다 찍는 천지연 폭포의 사진 찍는 곳에서 저희도 사진을 찍어봅니다. 


제 동생이 2살 때니까... 울엄마와 울아빠가 동생만 딸랑 데리고 제주도 여행을 가서...

바로 이곳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그때는... 동생만 데리고 가서 조금 섭섭하다고 생각했는데...

동생이 2살이니까... 동생만 공짜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던 나이였던 것 같아요.

저희 가족도... 울 아들 24개월 되기 전에 여행한다고 이 추운 겨울에 제주 여행을 하고 있으니...

이제는... 부모님 마음이 이해될 듯해요.


아... 그러고 보니... 엄마하고 저하고 나이차가 25이니까...

울엄마가 여기 제주 땅을 밟았을 나이가... 저보다 어렸던 것 같아요.. 29살...

엄마에게도... 청춘이 있고... 젊음이 있었다는 것을... 제가 나이를 먹고 나니... 알 것 같아요..

울 엄마는 제주 여행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다음 코스는 정방폭포...

너무 힘들어서.. 아들 안고 폭포까지 못 갈 것 같아서... 저와 아들은 그냥 주차장 근처에서 놀고..

아빠와 시어머님, 울딸만 정방폭포를 갔어요.


이렇게 해녀가 직접 딴 해산물을 바로 파는 곳도 있나 봐요..

아마.. 제가 같이 갔다면.. 사먹자고 난리를 피웠겠지요..ㅋㅋ


사진으로만 정방폭포를 봅니다.

남의 떡이 커보여서인지... 아니면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동경인지...

정방폭포가 다른 폭포보다 더 예뻐 보이네요..


신랑이 폭포를 다녀오는 사이.. 저는 올레길을 아들과 함께 걸었습니다.


이국적인 나무도 보이고...


제주 올레 쉼터도 보이네요.

담에 제주를 온다면.. 관광지는 전부 빼버리고... 올레길만 천천히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단... 아이들이 다 크고 나서... 저들끼리 걸어다닐 수 있을 때가 되면 말이죠..ㅋㅋ


이튿날 숙소는... 가산토방... 도라지꽃입니다.

하루 숙박비가 85000원이라 휴양림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비싸지만...

겨울철 귤따기 체험을 무료로 할 수 있다고 하여... 신랑에게 우겨 예약을 했었습니다.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숙박하기는 참 좋았어요.


여기는 관리사무실 겸 찜질방 입구...


저녁에 찜질을 하면서 피로를 풀었어요.

사람이 많지 않아 편하게 쉴 수 있었어요.

저녁 식사도 가산토방 찜질방 안에서 먹었는데... 제주 여행 중에 후회하는 것 중에 하나예요..ㅋㅋ

밖에서 더 맛있는 것을 먹고 올 걸~~~ 하고요...ㅋㅋ


가산토방의 밀감밭이에요..

나무를 관리하지 않아.. 밀감나무가 엉망이에요.

마음껏 밀감을 따가라고 하던데... 아이들이 없다면, 만지고 싶지도 않았을 정도였어요.


밀감상태와는 전혀 관계없이.. 밀감따는 걸 정말 좋아하는 울딸...

그냥.. 저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어요.


셋째날 아침.. 신랑은 한라산 근처를 등산하겠다고.. 돈내코 코스로 올라갔습니다.


한참을 올라갔는데....


보이는 건... 계속해서 이런 풍경뿐이라...

도저히 지겨워서 더는 못가겠다며 내려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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